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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이야기/영화

영화 프리윌리(Free Willy, 1993)가 나에게 준 감동 그리고 교훈..

by 트레비앙 2014. 4. 30.

80년대 혹은 그 이전에 태어난 사람이라면, 영화를 기억하진 못해도 아래의 포스터를 기억할 것이다. 햇살아래 돌고래가 방파제를 넘고있고 그 밑에 어린 아이가 서있는 그림말이다. 범고래와 한 소년의 우정을 그린 이 영화는 1993년 작품으로, 당시 꽤나 유명한 포스터였으며 초등학교시절에 어렴풋이 봤던 기억이 있었다. 


(프리윌리 포스터)


엄마에게 버림받은 12살 소년 제시는 중2병을 심하게 겪고있는 사춘기 소년인데, 도둑질은 물론 나쁜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서 사고를 치다가 어느날 수족관에서 낙서를 하다가 발각되어 수족관 청소를 하게되는데, 그때 만난 범고래가 '윌리'이다. 윌리도 어느 누구도 컨트롤하지 못하는 수족관내의 문제아여서 아무도 훈련시키지 못하지만 제시에게 마음을 열게된다. 이 둘은 어찌보면 엄마를 잃었다는 동질감을 자연스레 느꼈을지도 모른다. 


(열악한 환경에 등지느러미가 휘어진 윌리(본명: 케이코)..)


윌리는 작은 수족관의 크기 때문에 등지느러미가 휘어질 정도인데다가, 밤바다 건너편 바다에 와있는 가족들을 찾으며 울부짖고 있었는데, 이를 알아주는건 제시뿐이었기에 제시에게 마음을 열게된다. 통속적일지도 모르나 순수한 두 사람의 우정은 결국 윌리를 행복하게 춤추게 만들어 준다. 윌리가 돈을 만들어낼 수 있게되면 큰 수족관으로 옮겨준다는 말에 제시는 윌리를 더욱 열심히 훈련시키게 되고, 결국 수족관에서는 '윌리쇼'를 계획하기에 이른다.  


(메롱-하는 제시를 따라하는 윌리..어찌 안이뻐할 수 있는가!!)


하지만 소리에 예민한 윌리는 많은 사람들의 지나친 관심(소리 지르는 것과 수족관을 두드리는 것 등) 때문인지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게 되어 결국 쇼에 실패하게 되고, 제시는 낙담하게 된다. 수족관의 사장은 윌리가 쇼를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자 백만달러의 보험금이라도 받으려는 생각에 수족관의 나사를 풀어 윌리를 죽이려 하게 되고, 밤에 윌리에게 작별인사를 하러갔던 제시가 그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물앞에서 허둥지둥...연기지만 얼마나 스트레스였을까?)


윌리가 있는 수족관은 이미 고칠수가 없었기에 수족관 관리인 랜돌프 아저씨와 조련사 레이, 제시는 윌리를 바다로 풀어주기로 하고 윌리를 데리고 수족관을 나가게 되는데, 도난보험에 들어놓지 않은 수족관 사장은 그들을 쫒기 시작한다. 숲길에서 위험에 처하지만 제시의 양부모 도움을 받고 우여곡절끝에 윌리가 바닷가에 들어가게 되지만 이미 사장은 배로 그물을 쳐서 윌리를 잡으려고 한다. 


(자유를 찾아서...이 장면에서 정말 뭉클했다..)


이에 제시는 윌리를 방파제쪽으로 유인하게 되고 마지막 인사를 하며 윌리가 방파제를 넘도록 도와주게 되고 윌리는 결국 자유를 찾게된다. 


(사람과 고래가 입장이 바뀐다면..이런 느낌일까? 출처: The Cove Facebook)


나는 다른 동물쇼보다 돌고래쇼를 좋아했었다. 학대를 일삼는 다른 쇼(실제로 코끼리 쇼에서는 갈고리 같은것을 사용하고있었다...)와 달리 돌고래쇼는 보상의 방법으로 훈련을 시키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나마 인도적인 쇼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내 생각은 얼마전에 180도 달라지게 되었다. 얼마나 사람들이 잔인했었는지 알게되었기 때문이다.  


(연기라기에 소년의 눈빛이 너무 사랑스럽다..)


어린시절 프리윌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었지만 이 영화를 무서운 영화라고 기억하게 되었는데, 아마 내 기억에 사람들이 범고래 윌리를 죽이기 위해서 수족관의 나사를 푸는 장면이 꽤나 충격적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것만 기억났었고, 범고래와 소년의 우정이야기는 크게 와닿지 않았다. 


(아직도 윌리처럼 가족을 잃고 인간을 위한 유흥의 희생양들이 많이 있겠지...출처: The Cove Facebook)


얼마전 영화 The Cove(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이라는 영화를 보고, The Cove 페이스북 페이지를 구독하게 되었는데 유난히 범고래쇼에 대한 사진이 많이 올라왔다. 올랜도에 있는 시월드에서 범고래쇼를 하는데 그걸 반대하는 내용들이었다. 그때 문득 떠올랐던 영화가 바로 프리윌리였다. 프리윌리 영화속의 제시의 모습에서 더 코브의 릭 오베리의 모습이 보였던 것은 우연이 아니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새로 오픈한 거제씨월드에서도 돌고래쇼를 메인 홍보거리로 삼고있다.)


성인이 되어 내가 접한 프리윌리는 많이 달랐다. 어린이들에게 희망을주고 어른들에게 즐거움을 주기위한 쇼로만 알고있던 고래쇼의 다른면에 대해서 20년전이었지만 이 영화는 그 단면을 꽤나 세세하게 그리고 있었던 것이다. 무리생활하는 고래들인데 포획되어 가족과 떨어져서 좁디좁은 수족관에서 생활하며 각종 스트레스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


(이 장면을 보면서 일본 타이지 마을에서 시행하는 돌고래 잡이가 겹쳐서 보였다..)


실제로 프리윌리에 출연한 범고래는 아이슬란드에서 포획되어 캐나다-멕시코시티으로 옮겨가며 사람에게 길들여졌다고 한다.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범고래로도 유명한 '케이코'..실제로 케이코는 20년넘게 스트레스를 받고 화학물질에 노출되며 등지느러미가 휘어졌으며, 프리윌리 개봉이후에 야생으로 다시 돌려보내자는 움직임에 야생적응 훈련을 마치고 고향의 바다로 돌려보내지게 된다. (실제로 '케이코 재단'이 설립되었고 많은 어린이들이 성금을 보내와 700만달러의 성금이 쌓이기도 했다. 케이코는 이후 멕시코에서 미국 오레건주의 아쿠아리움으로 옮겨지게 된다.) 하지만 케이코는 사람의 손길이 그리웠는지 안타깝게도 야생방사 후 5년 뒤 2003년 12월에 먹기를 중단하고 무기력증에 빠져 폐렴으로 인해 사망하게 된다. 


(조금은 일리 있을지도 모르는...이야기..)


2살때 포획되어 20년간을 사람의 품에서 자라난 케이코가 야생환경에 적응을 하여 꽤나 잘 지내는 것 같아 보였다, 하지만 다른 범고래와 어울리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무리안에 속하지 못하였다는 점에서 부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과연 자연에서 떨어져서 사람에게 지나치게 길들여진 아이들을 자연으로 돌려보내는것.과연 옳은일이었을까? 인간이 대외적 이득을 위해서 너무 잔인한 행동들을 동물에게 강요했던 것이 아닌가...싶은 마음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인간이 고래에게 관찰되고 있을지도...)


가끔 집에서 키우는 강아지가 말을했으면 할때가 있다..만약 케이코도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었다면, 그것이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졌다면..무작정 아이슬란드로 방사되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조금 더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범고래 케이코의 운명이 안타깝기만 하다..비록 케이코가 평균적으로 사는 범고래의 수명에는 훨씬 못미치게 살다갔지만, 그래도 영화로나마 많은 이들을 깨우치게 해 준 것 같다.


하지만 무엇보다 수족관 안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던것 보다 건강하고 활달하게 바다를 헤엄치며 자연에서 먹이를 사냥하며 살아왔다는 것 만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케이코의 인생에서는 어떤기억일지 몰라도 적어도 사람들에게는 다른 고래 방사에 있어 '큰 가능성'이란 걸 보여줬으니 말이다. 어찌보면 '케이코'는 고래들과 인간 사이에 점접을 만들어 서로를 이해하게 도와준 전도사 같은 역할을 한게 아닐까? 


20년만에 다시 만난 영화 프리윌리(Free Willy), 현재 수족관에서의 돌고래와 범고래의 삶과 사람들의 인식이 과거에 비해 나아진건 사실이지만 아주 많은 발전을 이룬거 같진 않아 좀 안타까웠다. 그래도 조금씩 바뀌어 갔으면...하는 생각이 간절히 들었다..


자연에서의 5년 남짓은 20년간의 감옥생활을 잊게해줄만큼 그에게 행복한 시간이었기를 바란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지만, 그래도 많은 사람들에게 깨달음을 준 프리윌리의 주인공, 케이코. 하늘에서는 행복하길.. 


* 이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의 출처는 The Cove Facebook Page와 구글, 영화 캡쳐화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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