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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이야기/영화

젊음을 다시 찾을 수 있다면..? 영화 수상한 그녀 이야기

by 트레비앙 2014. 3. 27.

심난하거나 답답할때면 가끔 하는 생각이 있다.

"지금 이 상태 그대로 딱 5년만 더 어려졌으면..."

모든것이 5년전 그때로 돌아가는 것도 좋지만, 지금의 생각의 깊이 이대로 나이가 어려졌으면 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이 한번쯤은 해 볼 수 있는 헛된 바람일지도 모른다.

 

 (수상한그녀 포스터)

 

삶에 실망하고 지친 한 할머니를 20대의 꽃처녀로 되돌아가게 해주는 드라마틱한 영화가 나왔다.

'수상한 그녀'라는 타이틀의 이 영화는 남편을 잃고 미망인이 되어 하나 있는 아들을 온갖 고생을 하며 대학교수로 키워낸 드세기도 드센 욕쟁이 할머니 오말순(나문희역)에 대한 이야기이다.

 

 

(오말순을 오두리로 만들어주는 곳! 청춘사진관)

 

오드리 햅번을 좋아하던 어린날의 그녀는 자신을 요양원에 보내려고 하는 가족에 대한 실망과 삶의 허무함을 지닌채 영정사진을 찍으러 청춘 사진관에 들어가게 되는데, 그곳에서 그만 20대로 돌아가게 된다. 그 이후 '할머니의 마음'을 가진 겉은 20대 처녀 '오두리'(심은경역)로 살아가게 되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보여준다. 우리보다 나이가 많은 할머니들, 이모들에게 듣는 '내가 너 나이 때에는...', '내가 네 나이만 되어도...' 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곤 하는데 시대를 아쉬워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가는 영화가 아닌가 싶다. 

 

 

(브로콜리 머리에서 오드리햅번머리로 변신!)

뿐만아니라, 꿈을 잃고 현실에 치여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우리네 20대 30대들에게도 많은 의미를 주지 않을까? 살아간다는 것, 생존한다는 것에 1차적인 목적을 가지고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과 하고싶어하는 일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조차 사치라고 느낄 수 밖에 없기에 20대로 돌아간 70대의 할머니가 보여주는 인생사는 이야기는 세대를 초월하여 가슴을 흔들어 놓은게 아닐까?

 

 

(오말순 할머니의 자랑스러운 노인문제 전문 교수 외아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고 내가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코메디영화의 탈을 쓴 이 영화만의 세상풍자방법이었다. 먼저, 오말순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려고 하는 아들의 직업은 아이러니하게도 노인문제 전문 교수. 세상의 노인 문제에 대한 연구와 교육을 시행함에도 불구하고 가족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는 무관심하여 고부갈등의 중재 역할을 재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또한, 오말순 할머니가 자랑스럽게 키운 대학교수 아들의 자식들(손주들)은 대학졸업 뒤에도 취직하지 못한 큰딸과 밴드음악을 하겠다고 방황하는 작은아들. 현실의 벽에 부딪혀 도전없이 살아가는 큰 딸과 반대로 조금은 무모하게 현실의 벽을 뚫고자 노력하는 작은아들. 결론적으로는 해피앤딩이었지만 사회라는 큰 벽에 무너진 우리의 젊은세대의 양면을 보는것 같았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오두리눈물..관객들도 같이 울었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결국 자신의 새 삶보다 '가족'이 우선인 할머니 오말순으로 다시 돌아와 손주에게 자신의 피를 수혈해주는 장면이 나온다. 아무리 나의 인생이 소중하다 하더라도 내 가족이 제일이라는 어머니의 마음이 영화관에 있는 많은 관객들을 울리기에 충분하였다.

 

"아니 난 다시 태어나도 똑같이 할란다. 아무리 힘들어도 똑같이 살란다. 그래야 내가 니 엄마고 니가 내 아들이 되지.." - 오두리

 

만약, 나에게 오두리와 같은 기회가 온다면..?

나는 어떤 결정을 하게될까? 어떤 인생을 다시 만들어 낼까? 하는 조금은 황당한 상상을 하며 영화관을 나섰는데, 내 마음 한편에서는 이런 생각을 했다.

 

"기회가 오지 않았다는 것에 아쉬워 말고, '만약'이라는 생각을 하기 전에 현재의 내 모습에 만족하고 충실하려고 하는것이 가장 멋진 인생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 영화의 깨알같은 관전포인트는 역시 맨 마지막신...예상치 못한 반전에서 눈물이 쏙 들어갔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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