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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이야기/영화

일본 타이지 마을의 비밀을 아시나요? The Cove(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by 트레비앙 2014. 3. 25.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The Cove, 2009)

 

(더 코브: 슬픈 돌고래의 진실 포스터)

 

누구나 어린 시절 워터파크에 대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묘기를 부리는 돌고래 쇼는 시작 전에 언제나 앞자리는 가득 찰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돌고래가 점프를 한번 하고, 훈련사를 태우고 물살을 가르는 모습을 보며 동물과의 교감에 대해 얼마나 감탄했었는지 모른다.

 

얼마 전 강남에 볼일이 있어 나갔던 약속장소의 지하에 고래고기 집이 있었다. 어릴 적에 고래 고기가 어떤 고기의 부속 부위라고 생각했었는데, 고래는 포획이 법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어쩌다가 걸린 고래들만 식용으로 사용된다고 들었던 기억이 났었다. 문득 그 고래고기 음식점 앞에서 나는 ..이런 집은 고래고기가 없을땐 장사를 못하겠구나..‘ 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었다. 그리고 문득 나는 제돌이를 떠올렸다.

 

한국에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불법포획된 것으로 밝혀진 돌고래 제돌이의 방사가 시행되었다. 제돌이는 서울대공원 수족관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돌고래로 2009년에 제주 앞바다에서 망에 걸려 잡혀서 서울 대공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하지만 2011년 불법포획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시민들의 요구에 20135월 서울 대공원에서는 돌고래 쇼가 폐지되었고 야생적응훈련 뒤에 제돌이는 두 달 뒤 최종 방사가 되게 된다.

 

 

(이미지 출처: The Cove Facebook Page) 

 

제돌이에 대해서 검색해 보던 중 고래 남획을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 글을 보게 되었고, 이 영화를 알게 되었다. 이 영화를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다큐멘터리를 좋아하는 나로서 어떻게 이 영화를 놓쳤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영화를 보고 먼저 든 생각은, 포스터... 나는 이 포스터를 본적이 있었다. 하지만 왜 내가 흥미를 미리 가지지 않았을까...

 

이 영화는 일본의 작은 마을 타이지가 가진 끔찍하고 잔인한 비밀에 대해 다루고 있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전통의 유지’, ‘다른 어종보호등의 허울좋은 이유를 내세워 돌고래를 학살하고 있는 잔인한 사람들에 대한 폭로이다. 일본정부는 전통이라는 이유로 매년 9월에서 4월까지 돌고래 대 학살을 잠행하고 있다. IWC에서 전세계적으로 상업적인 목적의 포경을 완강히 금지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북미지역에서 돌고래에 대한 티비 시리즈인 플리퍼의 히어로 릭 오 배리는 아쿠아리움에서 공연을 할 돌고래를 직접 잡아오는 등 타고난 돌고래 쇼 맨이었다. 하지만 어느날 자신이 훈련한 캐시라는 돌고래가 우울증을 견디다 못해 그의 팔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을 보게 됨으로서 그의 가치관에 큰 변화를 겪게 된다. 돌고래는 의식적으로 숨을 조절할 수 있는데, 릭의 품안에서 숨을 한번 토해내고 다시 숨을 쉬지 않고 캐시가 자살을 하게 된 것이다. 소리에 예민하고 자유롭게 자연에서 돌아다니는 돌고래가 제한된 공간과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에 못이겨 자살까지 하게 되자, 이후 릭 오배르는 돌고래를 구하기 위해 헌신하게 된다 즉, 자신이 했던 정 반대의 일을 하게 된다.

 

 

 (이미지 출처: The Cove Facebook Page -> 실제로 영화에서는 더욱 잔인한 장면들이 나온다.)

 

자연에서 죽는 수와 비교할 수 없게 일본의 한 마을에서 매년 23000마리의 돌고래가 학살당하게 되며, 그 방법 또한 잔인하기 그지 없다. 소리에 예민한 돌고래는 소음을 이용하여 만으로 몰아넣게 되고, 청백 돌고래의 어린 암놈은 해안가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 관상용으로 선택되어지게 된다. 선택을 받지 못한 나머지 돌고래들은 보안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장소에서 학살을 당하게 된다. 아주 잔인하게. 타이지 마을에 위치한 고래 박물관은 브로커 역할을 하며 시와 함께 수익을 나누어 가진다. 그리고 이렇게 학살된 돌고래들은 고래고기로 둔갑해 식용으로 유통되게 된다. 전통이라는 것은 오히려 학대에 가깝다. 돌고래가 지나는 길목에서 여러척의 배를 이용하여 쇠망치로 소리를 내고 소리에 예민한 돌고래가 그 괴음을 피하기 위해 해안가로 도망을 오게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는 '특수제작된 창'으로 단번에 죽이는 것이었는데..잔인하지 않다면 왜 공개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는 곳에 돌고래를 몰아서 죽이는 것일까?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인간의 잔인함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 이면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간과하지 않고 있다. 바로 돌고래 고기 섭취로 인한 수은중독. 실제로 고래고기를 급식에 넣으려는 움직임 때문에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자녀를 둔 시의원 2명의 용기 있는 운동 및 협조를 통해 이 이야기가 세상 밖으로 더 적나라하게 나올 수 있었다. 돌고래잡이의 정당성을 주장하던 관계부처 사람의 머리카락 검사결과 수은중독이라는 결과가 나왔음이 놀랍지 않다. 먹이사슬을 기본적으로 생각해볼 때, 상위단계일수록 중금속 축적이 더 심하다고 할 수 있는데 그 크기가 상당한 돌고래의 경우 어땠으랴?

 

또한, 자신의 전통적인돌고래 포획에 정당성을 부여하여 국제사회의 반발을 피하고자 하는 일본정부의 더러운 정치적 음모 또한 파헤치고 있다. 돈이 없는 가난한 국가를 협동연구라는 허울 아래 지원을 해주고 국제회의에서 자신에게 표를 바라는 일본정부의 정치적 행위를 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미지 출처: The Cove Facebook Page)

 

올해 3월 한국의 한 동물원에서는 돌고래 새끼가 폐사한 사건이 일어났다. 태어난지 3일만에 죽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새끼 돌고래의 어미가 타이지출신이라는 것, 그리고 그 수족관에 있는 모든 돌고래 또한 타이지출신이라는 것이었다. 더 가슴아픈 사실은 내가 글을 적고 있는 이 순간에도 돌고래 학살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 인간의 이기심의 끝은 어디일까? 아직도 돌고래의 비명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미안하다 돌고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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