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크린 이야기/텔레비젼

세월호참사를 통해 드러난 안타까운 대한민국의 단면, 연예인 기부강요..

by 트레비앙 2014. 5. 6.

요즘들어 세월호에 대한 뉴스 시청은 되도록 자제하고 있었다. 방송계도 근 3주동안 많은 프로그램들이 결방되었기에 사실 티비를 틀면 항상 뉴스특보를 시청하게 될 수 밖에 없었는데...의혹만 가득하고, 희망적인 뉴스도 없었고 그 무엇 하나 객관적으로 사실을 보도하고 날카로운 눈으로 상황을 분석해주는 뉴스가 없어, 어느순간부터 9시 뉴스는 시청하되 하루종일 뉴스특보에 채널을 고정하는 일이 줄어들었다.(아마 계속 같은 내용이 나왔기 때문일 것이다...)

 

얼마전까지 새벽녁이 되도록 티비 앞에 앉아있었던 내 모습도 조금씩 제자리를 찾아 이젠 뉴스를 시청하지 않을땐 이따금씩 관련 뉴스를 검색하며 현 진행상황에 대한 보도를 접하는 수준이 되었다. 기존에 SNS를 통해 지인들이 퍼나른 기사들을 간간히 보는 수준이었다면, 이제는 포털사이트에 들어가서 관련 뉴스 특보 란에 들어가 기사를 둘러보게 되었는데..

 

(연예인 기부라는 검색어를 쳤을때...관련검색어들..)

 

조금은 안타까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연예인 기부강요 분위기...

1억을 쾌척한 송승헌을 시작으로, 김수현, 전지현, 양현석, 이수만, 이준, 추성훈, 하지원..등등등....정말 많은 연예인 기부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특히 기부액에 대해서 말이다.) 기부에 대한 기사는 마치 경매에서 입찰가를 올리는듯한 모습이 비춰지기도 했다. 심지어 몇몇 기사에서는 친절하게도 연예인 기부금액 비교표를 만들어 주기도 하였다. 또, 기부단체에서 고마움을 표시한다는 것이 오히려 해당 연예인을 도마위에 올려놓기도 하였다.

 

연예인에게 있어서 어느새 '기부'는 눈치게임이 되어버린듯 하다. 기부를 하더라도 그 액수때문에 질타를 받게되고, 기부를 안하게 되면(혹은 알려지지 않으면) 안한다며 또 타박을 받는다. 모르긴 몰라도, 순수히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되어야 하는 기부가 일부 연예인과 기획사에게는 이미지를 위한 눈치게임이 되어버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연예인들이 대중의 인기를 얻어 돈을 벌고, 몇몇의 연예인들은 일반인들은 상상할 수도 없는 정말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도 한다. 그렇기에 대중들은 그들을 '공인'이라 칭하기도 하며 사회를 위한 무언가를 하기를 기대하게 되고 그것이 때론 기부 강요로 표출되기도 한다. 선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자 했던 연예인의 의도는 어느새 너무 '기부금액'에만 초점이 맞추어지게 되며, "너는 많이 벌었으니 그정도는 내야지.", "돈 많이 벌어놓고 고작 그정도 밖에 안내놓냐?" 라고 반응하기 일쑤이다.  

 

(기부라는 검색어만 넣었을 뿐인데..연관검색어들은 연예인 관련한 키워드가 많다...)

 

이번 세월호 사고를 겪으면서 많은업계에서 국가 분위기 때문에, 특성상의 이유로 잠시 생활이 주춤한 경우도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산업분야가 '연예계'임은 단순히 장기 결방, 다양한 행사 취소 및 연기만으로도 유추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언제 다시 일이 재개될지도 모르는 그 상황에서 연예인들과 그 소속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기부를 통해 어떤 모습으로 대중앞에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을까하는 주제로 토론을 했을것이라 생각하니 이게 과연 기부인가, 아니면 또 다른 사업의 방식인가싶어..그 이면이 씁쓸하게만 느껴진다.

 

기사를 접하며 가장 안타까웠던 연예인 인터뷰가 있었다. "많은 액수를 내지 못해 죄송하다."는 그 연예인의 말.., 언제부터 돈 1000만원이 우리에게 '적은돈'이었고, 기부가 언제부터 더 많은액수가아니어서 죄송해야하는 일이었던가? 기부는 무언가를 돕기위해서 돈, 물건등을 아무 댓가없이 주는것인데, 돕기위한 순수한 마음이 대중의 잣대를 만족시키기에 적은 액수이기에 죄송함을 느끼게 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도 아이러니한 현실이 아닌가 싶다.

 

우리에게 필요한것은 '기부강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런 '연예인에게 기부를 강요하는 사회 분위기'라니..그들도 한편으로는 참 피곤한 일상을 사는것 같다.  쏟아져 나오는 기사들이 이런 풍토를 조장해 온것이 사실이지만 우리가 실질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그 돈이 어떻게 투명하게 운영되는지, 어떤 사람들이 도움을 받아 삶을 살아가게 되었는지에 대한 것이기에 '기자님'들이 이에 대해서 '기자정신'을 발휘해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기부'는 댓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것이니 만큼 연예인들이 '값비싼 홍보비'로 사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그리고 사실 대중이 가져야할 '기부'에 대한 기대치와 잣대는 연예인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재계 인사들 쪽으로 쏟아야 하지 않을까?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