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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이야기/텔레비젼

세월호 외국 반응, 고맙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다..

by 트레비앙 2014. 4. 21.

예전에 외국에서 잠시 거주했었기 때문에 외국에 있는 친구들이 조금 있는편이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라던지, 한국에 큰 사고가 있으면 언제나 먼저 안부를 물어주는 고마운 친구들 덕에 한국에 돌아오기 전에는 외국에 거주할때 더 발빠르게 한국 소식을 듣기도 하고 위로도 많이 받고 했었다. 이번 세월호 참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고 이후 많은 친구들에게서 걱정을 해주고 응원의 메세지를 보내주기도 했었다.


(세월호 태국 그림. 정말 할수만 있다면 이렇게라도 하고싶다..)


페이스북과 트위터에서도 Pray For South KoreaStay Strong South Korea라는 메세지를 쉽게 볼 수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그림을 공유해주면서 세월호의 안타까운 사연에 공감하고 또 응원해주고 있었다. 사실 말레이시아 MH370 비행기 사고와 달리 실종자와 희생자의 대부분이 한국사람이었고, 한국내에서 일어난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참 많은 사람들이 걱정해주고 응원해 주기에 그들의 마음이 너무 감사하기도 했다. (비록 한류에 열광하는 많은 친구들을 두긴 했지만 말이다..)


(태국에서 세월호에 대해 정말 많은 그림을 페이스북에 공유했다..)


특히 태국의 많은 친구들은 SNS에 떠다니는 그림들을 공유하며 함께 기도를 해줬다. 실제로 페이스북에서 내가 본 사진들이 우리나라의 뉴스에 소개되기도 했었고, 마치 자기일처럼..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촛불기도 모임같은 것도 방콕 시내에서 하는듯 관련 사진이 종종 올라오는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다. 


(세월호 최연소 생존자 권지연양에 대한 이야기의 그림..역시 태국인이 그렸다..)


하지만 내가 정말 놀라게 된건, 그들의 정보력이었다. 우리나라에서 방송되는 모든 뉴스들과 소식들이 거의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었다. 사고 소식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 뿐만 아니라 심지어 세월호 관련 홍가혜 인터뷰부터 시작해서 SNS에 확산되는 루머까지도 한국에서 방영하는 뉴스를 번역하여 공유하고 있는것이 아닌가..많은 국민들을 화나게 했던 루머부터 웹 포털에 올라온 악플에 대한 소식들도 하나하나 세세하게 공유되는 것을 보니..한편으로는 나의 치부를 들킨것 처럼 창피함을 감출 수가 없다. 


(일본 친구가 보내준 일본 신문에 나온 세월호에 대한 기사..)


사고 다음날에는 일본인 친구에게 메세지가 왔었다. 라인을 통해서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인데, 신문 1면에 난 세월호 소식을 사진으로 보내주며 어서 빨리 구조되었으면 한다고 기도해 주었다..그 이후..친구가 전해준 한마디는..


"티비에서 아주 많이 나오고 있어. 그런데 왜 한국은 일본의 도움을 거절한거야? 일본은 해양사고가 많아서 경험이 많아. 우리가 도와줄수 있는데 왜? 빨리 구조하지 못할까봐 걱정이야."


하아..우리나라 언론에 나오기 전에..이 메세지를 보고 답변을 할수가 없었다. 실제로 일본의 해양사고 구조율은 90%를 훌쩍 넘는다고 한다. 해양재난사고에 대한 드라마도 만들어져서 국민들이 간접적으로 어느정도의 지식은(위급상황시 탈출이라던가..)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도움의 손길을 내밀어도 모자를 판에 도움을 주겠다고 먼저 제시한 측에 거절이라니..어이가 없었다. 차라리 일본의 언론플레이었으면 하는 바램도 들 정도로 말이다. 


이 일본친구 말로는, 일본도 대지진을 겪으면서 많은 국가들에게 도움을 받아왔기 때문에 일본 사람들도 그렇고 구조활동에 있어서 도움을 주는것에 대한 여론은 매우 적극적이라고 한다. 더군다나 일본에서 얼마 멀지도 않은 한국에서 사고가 난 것이었으니..이해하지 못하겠고 걱정이라는 친구의 말에 내가 해줄 수 있는 대답은, 우리나라에서도 아마 최선을 다하고 있을거야. 그렇게 믿고싶어..라는 말 밖에 없었다.  


(에어포켓에 대한 CNN의 뉴스..17일자 소식인데..우리가 언론에서 접했던것과는 조금 다른시각이었다.)


우리 모두의 간절한 바램과 희망을 가지고 있는 '에어포켓'..생존상태나 사고 현장에 대해서 물어보는 외국 친구들에게 그래도 에어포켓이라는 곳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알려주었다. 이내 되돌아 오는건 "뉴스에서 살아있을 확률이 얼마나 된대? 현재 바다가 많이 차가울텐데 그곳에서 버틸 수 있게 지원하는건 있어?" 라는 물음..그리고 이내 CNN에 올라온 기사를 전달해 준다. 부정적인 전문가의 견해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말자는 위로와 함께 말이다...이것이 벌써 지난주의 이야기이다. 


외신들은 세월호 참사에 대하여 보도할 때, 원인을 많이 분석하려 했다. 예를들면, 안전불감증, 안전교육실시여부, 배의 수명이라던지 배의 구조에 대한 설명, 어떻게 사고가 나게 되었을지 다양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방송을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 언론이 보험금에 대한 보도나 하고 자극적인 화면으로 국민들의 정서를 불안하게 하고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희망고문을 하기 이전에 말이다. 


일터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지인분들이 한결같이 이야기 하는것은 '가슴이 먹먹하고 답답하고..일에 손에 잡히지 않는다..'는것..벌써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갔고 너무 안일한 대처에 화가나고, 같은 내용만 반복하는 뉴스에 우리들도 이렇게 지치는데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들의 속은 어떠하랴....


(이 그림만 보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데, 옆집 6살난 꼬마애가 초등학교 다니는 형에게 하는 말..

"형아, 소풍가서 위험하면 가만있으라고 해도 가만히 있지말고 빨리 탈출해? 알겠지?"

이제 어른말 들어서 좋을것이 없어졌나보다. 보호받지 못하는 아이들..책임지지 않는 어른들..우리는 뭘 보고 희망을 얻으며, 세상을 살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 


이젠 우리가 기대할것이 막연하게 '기적'밖에 없어 더 슬프다. 

 

*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페이스북에 공유된 것과 CNN홈페이지, 개인적으로 친구에게 받은 것을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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