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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야기

클래식 공연 김동원&이명희 듀오 리사이틀, '세상의 모든 연인들'을 보다..

by 트레비앙 2014. 4. 14.

2월의 마지막주, 성악을 전공한 사촌님께 연락이 왔다. 좋은 공연이 있는데 함께가지 않겠냐는..

이 듀오 리사이틀 공연에 대한 설명은 단 두마디. "정말 잘하는 분이셔, 그리고 반주자가 정말 죽여."

안그래도 공연에 목말라있던 나에게는 두말할거없이 '콜!'하는 공연이었다.


(포스터 사진, 음악하는분들 프로필사진은 자주 찍으실듯하다..)


나는 성악공연을 즐겨보진 않지만(오케스트라나 독주회를 더 좋아하기 때문에.).테너 김동원님은 예전부터 들어왔던 이름이라 낮설지는 않았다. 이 공연은 아내인 소프라노 이명희님과 함께 하는 공연이었으며, 듀오 리사이틀의 프로그램은 오페라에 나오는 사랑에 대한 노래로 이루어져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오페라에서 온 음악들이라서 즐겁게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음악칼럼니스트 정지훈님이 해설자로 와서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극중 상황과 배경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해 주기 때문에 해당하는 오페라의 내용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내용을 잘 숙지하고 들으며 공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요즘 클래식계에서 해설자로 두는 공연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사실 클래식 공연은 대중에게 '있는척'하는 공연으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공연마다 해설을 곁들여준다면 관객의 공감을 더 끌어올려서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것 같다. 


프로그램은 아래와 같이 진행되었다. '라 트라비아타', '사랑의 묘약', '로미오와 줄리엣', '라보엠'은 이미 많이 알려져있기도 하고 공연에 대한 숙지가 되어있었기에 즐겁게 들었고, 나머지 곡들은 해설가의 해설을 들으며 극중 상황을 재미있게 즐겼다.   


축배의 노래 (Brindisi)  : 듀엣
빛나고 행복했던 어느 날 (Un di felice) :듀엣

아! 그이였던가..언제나 자유롭게 (E strano.. Sempre libera) :소프라노 솔로
라 트라비아타 - G. Verdi

사랑의 묘약아, 넌 내꺼야!...무정하게 비웃지만 (Caro elisir, sei mio.. Esulti pur la barbara)  :듀엣
남몰래 흐르는 눈물 (Una furtiva lagrima) : 테너 솔로
사랑의 묘약 - G. Donizetti

가세요, 당신을 용서해요...신혼의 밤이여 (Va, je t'ai pardonne..) : 듀엣 
로미오와 줄리엣 - Gounod

Intermission

그대 사랑의 부름에 (Donde lieta ushi?) : 소프라노 솔로 
안녕, 달콤한 아침이여 (Addio, dolce svegliare alla mattina) :듀엣 + 소프라노 강은구, 바리톤 정승기 
라보엠 - G. Puccini

그대는 내 맘의 전부 (Dein ist mein ganzes Herz) : 테너 솔로
미소의 나라 - F. Lehar

내 입술은 뜨겁게 입 맞추고 (Meine Lippen sie kussen so heiß) : 소프라노 솔로
쥬디타 - F. Lehar

입술은 침묵하고 (Lippen schweigen) : 듀엣
유쾌한 미망인 - F. Lehar

함께 바라스틴으로 갑시다 (Komm mit nach Varasdin) : 듀엣
마리자 백작부인 - E. Kalman


(카리스마 폭발하는 바리톤의 정승기. 공명이 다르다..)


무엇보다 이번 공연에서 인상깊었던 것은 바리톤 정승기님의 발견이었다. 단 한곡만을 불러주고 들어가셨지만 정말 '공명'이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울림통이 정말 다르더라...공연에 초대해준 사촌님의 말에 따르면 많은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하고(동양인 최초 수상 포함), 독일에서 활동한다고 한다. 정말 이 성악가가 나온다면 공연을 따로 가서 보고싶을정도로 인상이 깊었다. 


공연중에 소프라노 이명희님이 경기중에 드레스에 걸려 넘어졌었는데, 그래도 흔들리지 않고 유연하게 잘 대처했던것 같다. 많이 당황했을텐데 그래도 아무렇지 않게 연기하고 노래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테너 김동원님의 목소리는 말해 무엇하랴. 두분이 연기를 하시는데 부부여서인지 더 애틋해 보였다. 서로에게 뮤즈가 되어 더욱 시너지를 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공연의 수익금이 전부 기부된다고 하니 더 기분좋게 볼 수 있었다!!


오랫만에 좋은 공연보고왔다. 사실 한강변을 조금 걸을까 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바로 버스를 타고 지하철역으로...조금 웃기긴 하지만...빨리 헤어지긴 싫은데 공연이 늦게 끝나 어디 들어가서 있을 여유가 없었다. 둘다 매콤한게 땡겼었는데....클래식 공연 보고 먹은 '편의점 음식'은 두배로 맛있었었다.


이 듀오 리사이틀은 좋은음악과 좋은사람 그리고 조금 웃긴 추억때문에 잊지못할 공연이 될것같다.


* 이 포스팅에 사용된 이미지는 공식 포스터이며, 정승기님 사진은 연합뉴스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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