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예능계의 키워드는 단연 '아빠'였던것 같다.
2013년 1월 시작된 MBC의 '아빠 어디가?!'는 아빠 예능에 불을 지폈다고 할 수 있으며, 2013년 9월 추석특집으로 편성된 KBS의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같은해 11월에 정규방송을 시작하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이 두 방송은 일요일 오후 5시에 동시간대에 편성되어 있다.
(아빠어디가 시즌 2!! 시작부터 잡음도 많았었지..)
'아빠 어디가'는 아이들과 아빠가 1박 2일동안 여행을 같이 가는 프로그램인데, 아이들을 다루는데 서툰 아빠들의 모습과 아빠가 어색한 아이들의 모습이 동시에 그려져서 초반부터 상당히 인기가 있었다. 더군다나 여행이 거듭될 수록 아빠와 아이가 더 성장하고 있음을 볼 수 있어서 '관찰자'시점의 시청자로서는 매우 뿌듯하게 바라볼 수 있는 성장다큐같은 예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아빠 어디가 시즌 2로 멤버가 일부 교체되어 방영중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 출연 가족들! 각 가족의 생활을 관찰하는 형식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엄마가 없는 48시간동안 아빠가 아이들을 보면서 생겨나는 좌충우돌 스토리를 관찰하는 프로그램으로, 초반에는 아빠 어디가를 배껴온것이 아니냐는 의혹아닌 의혹을 많이 받았었다. 아빠 어디가와 마찬가지로 슈퍼맨이 돌아왔다 또한 아빠와 아이들만이 함께 지내는 것이라 그런지 서로 더 알아가고 성장해 나간다는 측면에서는 매우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배경적인 측면에서 아빠 어디가와 많이 다르기 때문에(엄마 없이 아빠와 함께 한다는 것은 같지만 슈퍼맨의 경우 실제로 집이 주 무대이고 출연하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더 낮다..) 상당히 다른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국민베이비로 등극한 추사랑 김먹는 모습. 저절로 엄마미소가..)
'아이들만 나오면 프로그램은 일단 중박이상'이라는 속설이 있을 정도로, 티비에 출연하는 아이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태도는 꽤나 유연한 편이다. 그래서인지 아빠 어디가의 성공 이후에 더 많은 육아 관련 프로그램이 쏟아져 나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럼 우리는 왜 이렇게 아빠와 아이가 함께하는 예능에 열광하는 것일까?
두 프로그램은 사회에 때가 타지 않은 순수한 어린이들을 일약 스타덤에 올려주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실제로 윤민수의 아들 '윤후'를 비롯해 아빠 어디가의 대부분의 출연아동들은 CF를 찍었으며,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의 대상이 되고, 심지어 안티카페 소동까지 일었었다. 슈퍼맨의 '사랑이'는 이미 아빠 추성훈과 엄마 야노시호를 들러리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열광적인 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관찰예능을 통해서 우리는 '훔쳐보기'를 통해 관음욕구를 만족한다고 할 수 있는데, 사랑스럽고 어린 아이들을 보며 잠시나마 세상의 무거운 짐을 덜어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더 사랑 받는 것 같다. 또한 아이들의 성장을 함께 따라가며 '엄마마음'을 가지게 되는것도 사랑받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다정한 아빠와 아이, 어쩌면 엄마가 가장 바라는 점이 아닐까?)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육아는 여성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세대가 바뀌고 많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도 사회 활동중인 엄마라고 해도 육아는 사회적인 역할로 이미 굳어져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어린시절 아빠와 아이의 상호작용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집안 살림과 육아에 지친 엄마들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될 것이며, 아빠들에게는 육아는 엄마만의 것이 아니고 아이는 아빠의 도움 없이도 잘 자라는 것이 아니라 아빠의 육아참여가 아이들 뿐만 아니라 본인들도 더 성숙하게 해 줄수 있다는 교훈을 주게 될 것이다. 또한 나아가서는 가족과는 겉도는 아빠들에게 '역할'을 제시할수도 있을 것이다.
(두 예능 다 가까운듯 멀었던 아빠와의 사이를 좁혀가는 모습에 공감을 사는듯..)
이런 프로그램이 인기가 있다보니 간혹 '아이들'을 팔아서 어른들이 이미지 세탁을 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혹도 있고, '외국으로 놀러가고, 비싼 물건을 소비하는 모습에 위화감이 든다'는 비판도 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예능이기에 아이에게 억지로 무언가를 시킬 수 없다는 점 때문인지 사실 두 프로그램 모두 한계점이 있으며, 컨텐츠에 제한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에피소드를 뽑아내기 쉬운, 외국으로의 여행이나 다른 사람 집을 방문하기 등 단발성 컨텐츠를 남발하기 쉽상이다.
(아빠어디가 시즌 2의 형제특집, 너무 자주 나오는게 아닌가 싶다..)
최근들어 아빠 어디가 시즌 2의 경우에는 아빠 어디가 시즌 1에 출연한 아이들을 출연시켜서 프로그램의 연계성을 꾀함과 동시에 시청률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있으며,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에는 다른가족과 만나서 함께 지내거나 다른 곳으로 여행을 가는 등 아빠어디가에서도 볼 수 있는 중복되는 컨텐츠를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사실 아빠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것은 다양하다. 함께 여행을 가서 아이가 가진 고민을 더 진솔하게 들어준다거나, 같이 즐길 수 있는 취미거리를 찾아내는 일, 단순하게는 엄마몰래 금지된 무언가를 즐기는 일까지...그리고 엄마가 없는 상황에서 아이의 교육에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일이나 아이들과 함께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서 다시 되짚어 보는 일 등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자극적이지는 않아도 소소하게 시청자의 마음을 더 움직일 수 있는 컨텐츠가 아직도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과 아빠가 함께 커가는 것..이런모습을 더 보고싶다..)
기왕 훔쳐보기 예능을 시작하였으니, 시청자들이 일상생활에서 '부러워 할' 컨텐츠(해외여행 등)가 아닌 더욱 공감할 수 있는 생활밀착형 컨텐츠로 프로그램을 풀어간다면 '아빠파워'가 더 돋보이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지 않을까?
*사진에 대한 저작권은 당연히 KBS와 MBC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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