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움 이야기/물건버리기 100일 프로젝트

물건버리기 100일 프로젝트: 7일차의 기록, 안보는 일본어 책들

트레비앙 2020. 9. 23. 16:24

날짜: 2020년 9월 23일

버린물건: 안보는 일본어 책 두권

 

무슨 미련때문인지, 오랜기간 책장에 두기만 했던 책이 있다.

사실 책장정리는 2년전 즈음에 한번 대대적으로 해서 중고서점에 처분하거나 나눔을하거나 아니면 버렸었는데 미래에 일본어자격증을 딸 것이라는 막연한 계획과 느낌..때문에 남겨뒀던 책 두권이 있었다.

 

일본어 공부를 더이상 하지 않고, 당분간은 계획에도 없으며, 전에도 안보던 책 다시 볼일은 없기 때문에..오늘 분리수거일을 맞아 정리하기로 했다. 

 

사실 이 두권의 책은 내가 구매한 것이 아니다.

한 권은 10년전 아는 언니가 준 책이고, 다른 한 권은 친오빠가 공부할 때 보던 책이다. 필요에 의해 남겨두긴 했지만, 사실 단 한번도 재대로 본 적이 없었다. 

 

일본어는 알아듣고 간단히 말하는 수준의 실력이라 한자를 외워가며 본격적으로 공부를 해볼까 마음만 먹은지 15년. 한번 안하면 계속 안한다. 게다가 사실 큰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구몬 밀린 교재도 처분)

 

나는 사실 언어를 기반으로 한 일을 하면서 돈을 벌고있다. 일본어는 아니지만, 일본어도 배워두면 도움이 되겠지..라는 이성적 판단으로 접근했었으나, 깨달았다. 나는 공부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그만큼의 끈기도 없다

 

제 1 외국어는 어찌저찌 숙달하게 되었지만, 제 2 외국어는 아직 그렇지 못한가보다. 

추후 공부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 교재가 필요하게 된다면 그때 최신 개정판이나 새로운 책을 사면 된다고 생각했다. 2년전에 책을 대거 처분한 이유 중 하나는 집안 내 공간도 만들고 최대한 책먼지/집진드기와 멀어지기 위함이었다. (비엄인임) 그 후로 책은 되도록 빌려 읽거나 진짜 원하는 책이나 원서정도만 소장하고 있었다. 

 

그래서 보지 않고, 오래되었고, 앞으로도 활용도가 의문인 이 책 두권을 정리하는데 있어서 단 하나의 아쉬움도 남지 않는다. 게다가 의외로, 무언가를 배우고 싶다면 추천을 받거나 물려받는 것도 좋지만 본인이 직접 발품 팔고 사서 경험해 보는 것이 더 좋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잘가렴. 비록 보진 않았지만, 책장에 있는 모습을 볼때면 은근히 뿌듯했었어.

 

7일차.

첫 날보다 조금씩 마음이 가벼워짐을 느낀다.